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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한국실험예술제 온라인 웹진 - 곤충의 더듬이나 동물의 촉수를 닮아 있는 안테나는 보통 송수신의 매개 역할을 하는 기구로 생각됩니다. 안테나에서 탄생한 "안테나다"는 "안테나~다!"라는 친근한 외침이자 '안 태나게' 움직이는 전달자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아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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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30 [2010한국실험예술제] 25일 거리 공연, 다양한 비주얼 중심의 공연들
2010. 8. 30. 21:35 Anth-e-nada(작품 포커스)



시간의 전유를 통한 사유



 권수임 작가는 커다란 시계가 바닥에 놓이고, 작가는 부질없는 몸짓으로 시간 밖에서 시간 자체를 전유하려 애쓴다. 이를 통해 삶에 각인된 기억을 도출하고, 순간의 찰나에 시간을 바라보지만, 기실 스스로를 바라보게끔 만든다.
 
요정의 재현


 Eshe & nabah의 시간의 흔적을 더듬어가는 움직임에 가해지는 신비로운 층위는 지상으로 하강하는 이미지와 결부된다. 단체로 에워싸서 집단적 움직임으로 나아가며 나무와 같이 한 덩어리를 이뤘을 때 음악의 흥겨움이 더해지며 각자 흩어져 다른 움직임들 펼쳐낸다. 교태 어린 몸을 분절시키기도 하고, 어깨춤과 골반의 흔듦은 땅의 진동과 박자를 체현하며 몸의 중심은 단단히 유지한 채 팔을 좌우측으로 꺾고 비틀고 하여 팔로 조타 역할을 하고, 끊임없는 흔들림 가운데 안정감 있게 움직임을 만들어 낸다.

내 안의 낯선 타자의 전용

 기타 멜로디가 서정적인 선율을 만들고, 그 속에 바람결에 얇은 옷이 나부끼는 전원으로 상정된 장소에 Tochikawa Kyo는 한 소녀를 연상케 한다. 기괴함을 부르는 몸짓의 극단적인 것, 상체를 뒤로 젖히며 입을 벌리고 의식을 몰아의 상태로 몰아간다.
 누워서 몸을 수축하고 비비꼬며 어렸을 적의 음악이 잣는 기억을 더듬어 가되 과연 그녀는 현재 어디쯤 위치하는가?, 정신을 내려놓고 신체 자체에 에너지를 싣는다. 추억을 헤치고 가며 상상계에 내동댕이쳐진 실재계의 몸은 현대 무용의 여리고 가는 선을 다소 투박하게 내지르는 것으로 전용되어 시작된다.
 음악의 신비스러운 층위를 바람결로, 또 일종의 마법처럼 처리하며 의식의 무화와 표정에서 귀신과 악마를 꺼내 보인다. 이는 엄습하는 실체로 다가오는 것으로, 내 안의 낯선 타자를 끄집어내 보이는 것이다.

짧은 시간의 신호등에서의 이벤트 둘


 ‘아트탱고’와 까뽀에이라 팀, ‘무젠자’는 신호등이 켜지면 횡단보도로 나가 ‘신호등 퍼포먼스’ 공연을 펼쳤는데, 그 시간이 정말 짧았다.
 참여자로서는 횡단보도를 평소 관성적으로 건너는 것이 기실 생각 없이 오직 그 거리만큼의 실제 경험을 지우며 빠르게 지나가야 했음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일단 예술의 영역이 넓어지는 것, 그 장소의 경계가 어디까지 되는지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것으로서 ‘신호등 퍼포먼스’는 유효해 보인다.




 아트탱고는 횡단보도 양편에서 그냥 사람들과 함께 똑같이 신호등을 건너다 만나서 탱고를 추었다. 파트너가 따로 정해져 있는 대신에 그룹 안에서 마주치는 사람과 자유롭게 손을 잡고 서로의 몸에 휩싸이는 것이다.
 파란불이 줄어들면 경찰관이 질서 조정자로서 다급해지는 모습이다. 판을 벌이다 빨리 접어야 하는, 또 파란불이 되면 빨리 건너며 판을 벌일 생각을 해야 하는 게 짧지만 강렬한 경험으로 화한다.



 까뽀에이라의 움직임은 원초적인 야생의 인간 몸짓과도 닮아 있는 문화적 원형을 짐작케 하고, 무젠자는 끊임없는 회전의 반경을 그리는데, 마치 비보이 댄서와도 비슷한 궤를 그린다. 둘 씩 짝지어 일종의 춤을 추는 가운데 따로 외떨어져 가는 것 같으면서도 서로 호흡을 맞추며 큰 에너지를 형성해야 한다. 이들의 퍼포먼스는 아트탱고 팀보다 더 과감하게 신호등의 빨간불이 켜져도 움직임을 마치고 유유자적 들어오는 모습이다.

사진 & 글 김민관 mikwa@naver.com

posted by 아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