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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한국실험예술제 온라인 웹진 - 곤충의 더듬이나 동물의 촉수를 닮아 있는 안테나는 보통 송수신의 매개 역할을 하는 기구로 생각됩니다. 안테나에서 탄생한 "안테나다"는 "안테나~다!"라는 친근한 외침이자 '안 태나게' 움직이는 전달자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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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8. 7. 15:35 Anth-e-nada(작품 포커스)


▲ 홍오봉

“new world disorder”, 스판덱스 천을 팽팽하게 관객들에게 당기게 해서 그 위에 타고 몸을 뒹군다. 예술은 아슬아슬한 것이라 말하며 찢어지기 전의 긴장을 예술로 비유한다. 또한 퍼포먼스가 이뤄질 수 있는 동력을 어떤 참여의 측면에서 찾고 있다. 그가 끊임없이 자신의 퍼포먼스 진행 중의 이야기를 건네는 것은 그러한 소통을 통한 퍼포먼스 구현을 위한 말 걸기 전략인 셈이다.

결국 무게를 못 이기고 찢어지게 됨으로써 퍼포먼스는 예측 불가능한 현재와의 단절, 예술이 될 수 없는 순간을 예술 안에 포함시킴으로써 끝을 맺는다. 물론 이러한 비예측성의 시간은 시간이 더 남아 그가 자잘한 이야기를 덧댄다.

김춘기 작가는 자신이 직접 무대에 등장하기 전에 무대 커튼에 붙인 종이에 프로젝터를 쏘아 우리나라 지도를 비추고 큰 강의 흐름이 선으로 그려지며 4대강 공사를 강행하는 정부 정책에 반기를 직접적으로 드는 내레이션을 덧댄다. 그리고 풍선을 지도의 구멍 사이로 불어 터뜨리며 4대강 공사의 위험을 감각적인 자극의 순간과 함께 예고하듯 드러낸다.

▲ 흑표범

흑표범은 커다란 장막 스크린에 덮이고, 영상은 그녀 신체를 통과하게 된다. 미디어와 접합되는 신체는 영상으로 인해 사라지면서 미디어가 입히는 감각이 스크린-신체로 체현되게 된다.

개의 걸음을 매우 가까이 비추거나 바닥을 훑고 지나가는 빠른 영상의 전환이 예측 불가능의 정보의 집적과 변환, 그리고 유사 계열의 표면의 계열로만 드러나는 이미지가 존재로서 완전한 형태를 그려내지 못 하며 의식들을 파편화시킨다. 그녀는 의식을 잃고 있다는 점에서 초현실적인 이미지와 실재적인 감각 사이의 양자 간 관계를 탐구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 왕치

왕치는 사탕과 초콜릿에 관한 자신의 내밀한 추억들을 이야기로 푼다. 작가가 부여하는 초콜릿에 대한 심상은 매우 개인적인 것이지만, 어떤 한 시대를 표상하는 단편이 거기서 발견될 수도 있다. 직접적으로 대화를 걸고 이야기만으로 추상적이고 불확정적인 저마다의 심상을 하나의 각기 다른 무대로 치환시키는 심상의 작용이 퍼포먼스의 주요한 이야기다.

신진식은 자신이 직접 무대에 등장하는 것을 피하고, 비슷한 나이 또래의 여성들을 비슷한 계열의 옷을 입게 해서 무대 위 오브제-미디어로 투여한다. 한 사람씩 나와 약간의 짜증 섞인 표정을 무대에 드리우며 연극적인 상황의 연기를 덧대는데, 이는 시간이 간다는 것만 명시적으로 알려주는 시계 초침 소리에 맞춰 어떠한 이미지도 주지 않기 때문에 빈 정보의 공간에서 관객들은 저마다의 심상, 사회적인 문맥을 무대로 끌고 오며 무기력하게 의식을 놓고 눕는 여성들의 잠깐의 표정이 주는 의미를 판단할 수밖에는 없다.

▲ 안정

안정은 머리에 외계인 같은 송신 기능의 큰 귀를 부착하고, “똑~딱”, 두 음절을 좌우로 고개를 왔다 갔다 하며 관객에게 보내고, 이는 그 크기를 빨리하는 템포의 조절로 또 너무나 쉬운 하나의 리듬 체계로서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유희적 재미를 덧대 퍼포먼스를 지속시킨다.

▲ 김석환

김석환은 지구본을 우산대에 끼워 들고 등장, 지구대를 빼서 닦고 갈아 마치 지구를 정화하고 새롭게 영토를 구축하는 과정을 가져간다. 전 지구적 차원에서의 문맥을 환경 또는 전쟁과 같은 것, 또는 인간 그 위에서 지구를 하나이 유기체로 보는 가이아이론과 같은 시선을 투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무혜

무혜는 미디어 잡지 이미지들을 속옷과 같이 붙여 요란한 장식을 한 몸을 무대에 전시하며 무대 위로 올라가 그 종이들을 하나씩 떼어 씹으며 관객을 마주본다. 주체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미디어의 홍수에 대한 메시지는 날카로운 시선의 순간으로 획득되지만, 그 자체로 미디어-신체로 기능하며 그러한 삶의 터전을 확장시켜 드러내고 있다.

▲ 박주영

푸른 돌고래를 들고 들어와 무대 위 바닥에 걸어두고 그릇에 담은 레몬들을 자신의 몸에 쏟아 붓는다. 이어 바이올린을 키며 레몬을 자신의 머리에 짜낸다. 자신의 내면을 무대로 확장하는 것이자 자기 치유적 의미들이 들어간다. 레몬은 일종의 신체적 정화의식, 바이올린은 내면에 대한 정화의식에 조금 더 가까운 듯싶다.

▲ 안치인

누워서 인간 컴퍼스가 되어서 흰색 분필로 원주 일부분으로서 네 부분을 완성하고 구역을 상정하며 투명 비닐봉지에 물을 담아 두 팔을 위로 벌려 잡고 좌우로 왔다 갔다 허리를 트는 체조를 돌아가며 한다. 투명 수조에 잎사귀가 달린 나뭇가지들을 넣고, 수조 속으로 담근 호수로 바람을 집어넣어 기포를 낳고 물을 머금은 채 마이크에 대고 기포 소리를 낸다. 풍경을 부채로 불어 소리를 낸다.

사운드-신체 내지 사운드-오브제, 사운드-오브제-신체의 통합적 미디어를 이룬다. 대상에 영향을 주는 메트로놈 박자와 같이 기계적으로 계산된 행위들이 인접하며 분절적으로 신들을 이어감으로써 사운드 환경에 놓이는 신체와의 영향 관계를 조망하게 된다.

▲ 류환

류환은 붉은 빛 조명에서 얼굴을 보던 신문지로 감싸고 묶은 뒤 흰 풍선을 불어 젖힌다. 음악은 혼란스러운 리듬을 직조하고 그러한 거친 에너지에서 퍼포먼스는 동력을 함께 한다. 풍선을 불어 터뜨리며 감각의 자극을 선사한다.

▲ 성능경

성능경은 ‘자지 랜턴’을 관객들에게 비추고 나서 "압(up)" 네 번 정도 소리를 키우며 내고, 조명도 그에 따라 점층적으로 밝아진다. 숨 쉬는 걸 의식적으로 하면 굉장히 불편해진다고 하고 퍼포먼스로 숨을 쉬면 어떨까 하는 의견을 낸다. "다운(down)"을 네 번 정도 외치며 조명도 점층적으로 줄어든다.

'가난한 자들은 어떻게 숨을 쉴까요?', 질문하고 부자들이 숨을 쉬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한다.

솜방망이를 꺼내들고 'stick of money'라고 칭하며 ‘나는 당신에게 주겠다. 지금부터 돈 방망이 받아라!’하며 관객석에 침투하여 무차별한 폭력을 선사한다. 부자들이 어떻게 숨 쉬는지 보여주기보다 돈을 가져다주는 주술적 대상의 힘을 전제하고, 폭력을 의식儀式으로 실은 장난으로 치환하는 것이다.

▲ 심홍재

심홍재는 종을 치며 등장하여 노란 천을 깐 바닥에서, 노란 천 주변에 긴 나무 막대 오브제를 열 두 구역으로 나누어 분배하고, 십이지인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를 쓴다. 바닥에 사람은 땅을 본받는다는 “인법지(人法地)”를 쓰고, 베개를 설치하고 종을 치며 물러난다. 설치 구조물을 완성하는 과정은 하나의 제의식적 측면을 띤다.


 

posted by 아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