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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한국실험예술제 온라인 웹진 - 곤충의 더듬이나 동물의 촉수를 닮아 있는 안테나는 보통 송수신의 매개 역할을 하는 기구로 생각됩니다. 안테나에서 탄생한 "안테나다"는 "안테나~다!"라는 친근한 외침이자 '안 태나게' 움직이는 전달자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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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25. 16:19 2010KEAF REVIEW


 

▲ Non Grata의 Al의 축사

▲ 얼음을 부개고 사과를 베어 물다...

▲ 홍대 앞 마지막까지 개막 공연을 함께 한 많은 관객들

▲ 대미를 장식한, 살수차가 물을 내뿜는 모습

 홍대 상상마당 앞 커다란 설치 무대를 3시간 여 크게 장식한 2010한국실험예술제의 개막 축하공연은 소위 ‘스펙터클의 미학’을 유감없이 펼쳐내며 거리를 지나는 수많은 행인을 붙잡았고, 지난 한국실험예술제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의 시선과 호응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200석 가량의 줄지어진 의자에 앉은 사람들은 좀처럼 자리를 뜨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다. 하나의 장르가 아닌 다양한 장르가 융합되고 만나며 여러 매체가 조응해 ‘변화하는 볼거리’로 식상함을 거둬냈기 때문이다. 몇몇 작품들이 그 성격상 준비 시간이 많이 듦에도 중간의 공백 시간들에 진행자인 김대범은 익숙하게 대중들의 마음을 붙들어뒀다. 내빈들의 소개를 생략하고 시작했다는 말처럼 여느 축제처럼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부분을 과감히 버리고, 행사 후반부에 Non Grata의 퍼포먼스 아래 자연스레 지난 축제의 콘셉트를 퍼포머들이 쓴 상자에 적는 식으로 축제의 역사를 나타내고, MC과 축제의 예술감독 김백기 KoPAS 대표와의 짧은 인터뷰를 통해 축제가 의도한 바를 듣는 시간으로 자연스레 프로그램 안에 삽입되었다. 이를테면 2007년 한국실험예술제를 치르며 홍대가 서울을 넘어 국제적으로도 문화예술도시의 대표적인 장소로 충분하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마임이스트 ‘김찬수’의 마임을 기반으로 한 쇼가 사람들의 관심을 자연스레 끌며 개막식의 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저글링 및 블록들을 두 손으로 하나씩 겹치며 허공에서 쌓는 묘기는 사람들의 환호성을 끌어냈고, 연인 한 쌍을 무대로 끌어내 풍선아트를 선보이며 풍선으로 웃음과 두 연인의 사랑을 이어줬다.


 KATA는 신디사이저에, 인간 드럼과 건반 등으로 관객의 박수와 조응하며 웅혼한 울림, 또 장난감 같은 귀를 자극하는 묘한 사운드를 분출했다. 




 퓨전국악 그룹 ‘황진이’는 바이올린 등 현악기 위주로 멜로디를 이끌어 가는데, 정서를 저울질하는 셈이다. 무릎에 가벼이 몸을 실어 왔다 갔다 살랑거리는 반동과 함께 서정적 음악과 ‘Dancing Queen' 등 익숙한 곡들로 흥겨움을 돋웠다. ‘아트탱고’의 합동 공연이 즉석에서 이뤄지자 객석에서 내려와 연주를 했다.

 장구만으로 이뤄진 밴드, ‘소나기 프로젝트’는 장구가 소리로 보면 비를 의미한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장단과 리듬의 묘를 잘 살리고, 끊고 맺는 호흡에서 혼연일체 되어 눈빛을 주고받으며 다시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연주하며 몸을 반쯤 띄우고 조용히 끓어오르는 소리에 객석의 열기 역시 서서히 달궈지면서 곧 박수로 터져 나왔다.


 장구의 리듬에 맞춰 벨리댄서 ‘에쉬’의 무대 등장에 이어 그의 팀들도 합류한다. 춤이 리듬을 찾는 것과 함께 움직임의 시작에 리듬 역시 맞춰져야 한다. 서로 조응하되 벨리댄스는 그 경쾌하면서도 묵직한 장구의 리듬을 파고들어야 하는 것이다.

 재미난 퀴즈들로, MC 김대범은 사람들의 주의를 끌며 행사를 잘 진행하며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갔다. 농후하게 축적된 행사 경험과 개그 소재를 바탕으로 홍대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오신 분을 찾거나, 본인의 마지막 키스 경험이 언제인지 등을 묻는 퀴즈를 냈다. 동시에 영어통역을 맡은 또 한 명의 사회자, 도선해 씨는 권투 등의 해외 경기에 선수를 소개하는 굵직한 에너지의 성우를 연상시키는 적극성으로 무대를 채웠다. 중간 중간에



 다음은 거의 하이라이트의 하나라고도 할 수 있는 ‘경계없는예술센터’의 고공 벽타기 쇼가 이어졌는데, ‘불가사리’ 연주가 배경음으로, 거미줄과 거미가 레이저로 벽에 투사되고, 스파이더맨이 되서 벽을 유영하듯 기어가고, 상체를 뒤로 해서 눕고, 벽과 직각으로 서서 버티며 허리를 뒤로 젖히고, 발을 떼고 움직이며 허공에서 체공하는 순간, 일종의 무중력 같은 상태가 이어져, 공기의 부피를 실제 맞닿는 아찔함과 짜릿함을 일으켰다. 레이져 거미줄이 몸에서 뻗어나가 몸을 덮고, 레이져 영상이 조금 밑으로 내려오자 국면이 전환되어, 한 바퀴, 두 바퀴 허공에서 도는 묘기가 이어졌다. 측면으로 서있는 상태에서 다리는 원래대로 돌아오는 안정됨이 지배했다.



 벽을 배경으로 하다 크레인의 팔이 길게 올라가 거기서부터 붉은 지주에 두 줄이 늘어뜨려진 가운데 허공으로 두 여자가 거기 매달려 얼굴을 땅으로 향했다. 자세를 바꾸고 그냥 멈춰 있는 것도 현기증을 불러일으켰다. 서커스의 느릿한 묘기도 그만큼의 긴장을 태우는 건 크레인이 길게 늘어뜨려져 몸과 아슬아슬한 긴장을 이루기 때문이었다.


 에스토니아 Non Grata 팀은 Taje가 비키니에 금가루를 온 몸에 바르고 불길이 이는 철판에 석유를 뿌리며 발을 동동 구르는 동작을 반복해서 깊은 인상을 주는데, 그 묘묘한 리듬에 빠져 들어가게 되는 것이었다. 여기에 다른 두 여성 퍼포머들이 흰 옷에 흰색 스프레이를 뿌려 옷에 묻혀 무늬를 만들었다.


 ‘훌’은 굉장히 에너지 있는 연주 퍼포먼스 밴드로, 태평소를 불어제치며 역동적으로 국면을 전환시키고의 북의 연주가 무대 에너지 층위를 단단하게 다잡고, 기타와 건반이 풍성하게 변주를 일으키며 쉴 새 없이 관객을 황홀경으로 몰아갔다. 마지막 곡에서 에쉬 나와서 춤을 추며 에너지를 강하게 업고 갔다.


 상상마당에 투사되는 레이저쇼의 단독 무대가 짧게 이어지고, 구성진 목소리의 강원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리더를 주축으로 무한히 뻗어나가는 거친 에너지를 분출하는 ‘고구려밴드’의 연주와 노래를 배경으로, 의자를 치우고 객석이 됐던 공간에 흰 광목천을 깔고 사람들이 가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바디페인팅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후지에다 무시마루’와 그의 딸이 자연의 무위한 몸짓과 표정으로, 굼뜬 느슨함으로 무대를 누비며 참여했고, 또 한 명의 퍼포머가 된 ‘배달래’ 작가는 자신의 몸에 페인팅의 진한 흔적들을 채우며 과감한 페인팅으로 퍼포머들의 몸을 누볐다. 고구려밴드는 라이브 페인팅의 열기가 조금 가시자 시사성 있는 노래로 읊조리는 듯한 가사로 관객에 다가갔다.



 마지막에 대형 살수차가 동원 퍼로퍼들의 몸에 묻은 물감을 지워내고 사람들에게도 뿌려져 더위를 한껏 가시게 하는 시원한 광경을 자아냈다.


글 김민관 mikwa@naver.com

 

posted by 아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