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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한국실험예술제 온라인 웹진 - 곤충의 더듬이나 동물의 촉수를 닮아 있는 안테나는 보통 송수신의 매개 역할을 하는 기구로 생각됩니다. 안테나에서 탄생한 "안테나다"는 "안테나~다!"라는 친근한 외침이자 '안 태나게' 움직이는 전달자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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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29 2011한국실험예술제 거리공연_7월 25일
2011. 7. 29. 02:20 Anth-e-nada(작품 포커스)

Boyet

하나의 눈이 새겨진 깃발을 세우고 하얀 모자와 연결된 흰 조각을 온 몸에 내려뜨린 채 그 뒤에는 발바닥이 그려져 있다. 흰색 물감을 바닥에 붓고 그것을 묻히며 길을 한정 없이 걸어가며 어느덧 십자가를 그린다.

Boyet

그의 등에 쓰인 글자 ‘stop the killings’가 뚜렷한 메시지를 상정한다. 예수의 초상을 목에 매고 있어 십자가와 같은 의미 계열을 이룬다. 여기세 전자 기타의 웅장하고 단순한 무게감이 아른거리고 넘실대며 느린 발걸음에 에너지를 부여한다. 정확한 시간도 없고 곧 음악으로 상정되는 멜로디나 화음 없는 의식을 각성시키고 또 잠재우는 사운드에 가없는 시간에 자신을 맡길 뿐이다. 곧 시간이 흘러갔음만의 인식, 시간은 현재로 환원되지 않는다. 옷을 벗어젖힌 Boyet은 미끄덩대는 바닥을 미끈거림을 이겨내며 걸어간다. 그리고 잡은 메가폰을 마이크를 뒤로 하고 머리에 칭칭 동여매고 걸어간다. 귓전에 윙윙대는 소리는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옮겨간다. 행진을 계속하며 메시지를 굳혀 간다.

▲ 무혜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속옷 바람으로 나타난 무혜는 풀과 입체적인 여러 이미지가 그려진 종이들을 갖고 다니며 관객에게 붙여달라고 한다. 정적이 흐르고 어떤 말도 나오지 않는다. 다만 속삭이듯 종이 붙이기를 종용하는 목소리만이 남고. 쇼핑백, 시계, 자동차 등 이는 패션잡지에서 나오는 이미지들과 같다.

마치 물질적 코드들이 육체를 뒤덮으며 패션과 지저분함의 경계에서 육체를 지우는 육체라는 환유와 소비가 나를 옥죈다는 은유의 기호 측면이 중첩된다. 그녀는 쓰레기가 담긴 비닐봉지에 들어가서 아예 쓰레기와 하나가 되며 뒹군다.

공간을 부유한다는 표현이 맞는 그 안에서도 소리가 느껴지지 않는다. 공간 한 끝까지 간 이후에 봉지를 벗고 자신의 몸에 있는 종이들도 떼어낸다. 그래도 말끔해지지는 않는다. 다만 그것들을 벗는 행위 자체로 자유로움이 부여된다. 소리가 있지 않아 오히려 행위가 강조되고 말 없는 현대인의 관계와 소통을 말하는 데 집중력을 높일 수 있었다.

사람을 모으고 집단적인 축제의 분위기로 몰아가는 데 탁월하다.

Steve Vanoni

Steve Vanoni는 사람들을 모으고 두 줄로 가른 뒤 나눠 준 카드들이 누가 더 큰지를 보고 두 사람 중 이긴 사람을 단상으로 올려 보낸다. 밑에 남은 사람들 중 자원을 받아 뒤로 달리기 챔피언을 가리고 승자 한 명에게 샴페인을 즉석에서 터뜨려 수여한다.

Steve Vanoni

이어 단상 위 사람들을 원으로 세운 뒤 먼저 뒤로 도는 사람 한 명에게 샴페인을 선사한다. 샴페인을 터뜨린 것과 함께 폭죽을 연이어 터뜨린다.

매우 단발적이고 큰 메시지 같은 것 없는 가벼운 분위기이지만 축제 분위기를 확장하고 연장하는 시간들이다.

Narumi

기타 노이즈 사운드에 특정 움직임을 만들기, 공간을 누비며 그 음악에 기꺼이 몸을 담근다. 음악은 신비롭고 긴 호흡의 한 덩어리와 같다.

Ripley

의성어 같은 분절된 소릿값과 움직임을 일치시킨 몇 개의 리듬 기호들을 지정, 이것들을 배워보고 계속 반복한다. 제의성을 띠는 반복된 음악에 의식을 담그고 똑같은 움직임을 반복한다.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된 훈련을 통해 몸에 익어 있어 몇 개의 악구를 이루는 움직임들은 층위를 달리해 조금 덜 익숙한 새로운 움직임으로 가도 어느새 이전에 했던 움직임으로 돌아가 친근함을 준다. 원 안에서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즐거움과 집단적인 경험을 지속한다.

‘차차차차차’ 빠르게 박자를 하강시켜 가는 움직임들이 중간 중간 곁들여진다. 음악을 끄고 천천히 움직임을 이어가며 끈끈한 경험을 연장시켜 끝맺는다.

글/사진 김민관 mikwa@naver.com
 

posted by 아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