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odie Duchesne(프랑스)은 검은 천으로 칭칭 몸을 동여매고 몸 전체를 하얗게 칠해 극장 중간 기둥에 거꾸로 선 채 퍼포먼스를 시작했다. 줄의 길이로 제한되는 움직임에는 단말마처럼 배어나오는 신음소리와 함께 절묘하게 미치지 못하는 선분으로 상정함으로써 닿을 수 없는 타자와의 간극을 실감케 하고, 거기에 실은 온 몸을 통한 진정성의 무게를 더했다. 고목나무 같은 하얀색 피부가 벗겨지듯 떨어져 나갔다. 감정의 고양과 극한 분출의 몇 번의 담금질을 통해 죽음에 이르렀고, 다시 처음의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 몸은 앞선 질서들에 의한 재편된 몸이 아니라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간다는 의미가 강했다. 벌거벗은 채 끊임없이 주변을 뛰어 다니는 그녀의 모습은 받아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관찰자이면서 동질감을 형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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