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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한국실험예술제 온라인 웹진 - 곤충의 더듬이나 동물의 촉수를 닮아 있는 안테나는 보통 송수신의 매개 역할을 하는 기구로 생각됩니다. 안테나에서 탄생한 "안테나다"는 "안테나~다!"라는 친근한 외침이자 '안 태나게' 움직이는 전달자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아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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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7. 27. 11:08 Anth-e-nada(작품 포커스)

 

▲  에릭 스캇 넬슨 로드맵퍼포먼스 ‘change’

 에릭 스캇 넬슨은 ‘change’라는 글자를 염두에 두고, 홍대 거리를 큰 풍선을 들고 c모양, H모양 등 ‘change’ 각각의 알파벳 형태의 경로를 순차적으로 만들며 걸어 다닌다. 곧 일상의 도시 속 지점들은 특정한 메시지를 담은 글자에 맞춘 경로에 따라 재편된다.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같이 걷는다는 경험이고, 그 경험 안에는 평상시의 의도 없는 길에 형태와 목적을 부여하게 된다.
곧 도시의 질서를 해체하고 새롭게 자신의 경험을 통한 의미를 도시에 새기는 것이다.

▲ 권수임 작가

▲ SHEEDHAY_라무+카락뻰 안현숙(티벳)

사운드 아트와 연극적인 내지는 임프로비제이션 움직임이 결합되는 것은 묘한 둘 간의 간극을 낳는다. 곧 둘은 평행선상을 달리며 만나는데, 사운드는 매우 감각적이고 폭발력을 지니는 데 반해 움직임은 매우 인간적인 향수를 자아낸다. 깃발들을 들고 힘겹게 잇는 동작들이 뭔가 지켜야 할 굳은 신념과 끈끈한 인내, 땀의 결정 같은 것들을 만들어낸다. 더군다나 이렇게 더운 아스팔트 위에서.



북소리의 반복된 리듬은 이것이 시작과 끝을 배분하지 않는 불완전한 서사, 단편의 이야기들만을 조합하는 것임을 의미한다. 나오는 캐릭터들은 하나 같이 저마다의 행동만을 반복하고 있고 관계성을 가지지 않는다.

군인과 종업원, 복싱선수, 무언가를 앉아서 계속 깎는 남자, 돌을 놓고 물을 주고 미친 듯 행동하는 여자, 한 여자만 미친 상태를 가리키지는 않는다. 정확히 하나의 신분이나 캐릭터를 상정하는 이들은 자신의 위치와 행동의 영역을 하나도 벗어나지 못 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지고 또한 정상의 경계를 벗어나고 있다.

어린이용 칼을 들고 현실에서는 휘두를 수 없는 칼을 마구 사람들에게 휘두르고 있는 남자 또한 그러하다. 이들의 행동은 불특정한 관객에게 행해짐으로써 사실상 관계를 맺지만 그것이 관계 맺을 수 없는 미약한 행동임은 너무나 분명하다. 불통의 현대, 이상(異常)의 현대, 편집증에 걸린 일상을 드러내는 것일까.

▲ 에쉬 댄스

타악, 록적 비트의 전자 사운드까지 다양한 음악에 맞춰 떪의 신체, 몸의 분절과 박자의 변화에 맞춘 움직임을 끈기 있게 가져간다.

특히 이 움직임들의 선두에 있는 타악의 리듬은 반복에 따라 하나의 멜로디를 이루고, 그 위에 또 다른 리듬이 겹쳐지며 박자를 지정하며 끝없는 반복의 결에서 다층적인 세계를 빚어낸다.

▲ 중국작가 한빙, '신체구조물'

싱잉보울의 긴 공명의 여운 자체가 하나의 마디를 이루며 다른 마디의 울림이 겹쳐지며 끊임없이 시간을 타고 흘러간다. 이러한 사운드의 흐름 아래 자동차를 뒤에서 앞까지 이어지는 인간 띠를 자동차 위에서 또 그 바깥까지 이으며 눈을 감고 음악이 한없이 지속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움직임의 멈춤 역시 유지된다.

자동차 안에서 나오는 매연과 같은 향(이는 음악과 연속선상의 계열을 이룬다)을 맡으며 도취에 빠져 있거나 의식의 잃음의 공간에 자리하고 있다.

음악은 모두 같은 것 같으나 일종의 세 번 정도의 다른 곡의 전환이 이뤄지고 그 크기 및 호흡과 속도는 더 빨라진다.

▲ 타묘

「떠나라」, 「down on my knee」를 연이어 불렀다. 기타와 젬베의 단순한 리듬은 어렵지 않고 편안하되 백미는 걸쭉하며 또렷하며 힘 있는 짙은 호소력의 목소리에 있었었다. 컨트리음악 「desire」에 이어 마지막 곡「오전기피증」은
조금 더 풍부한 화음이 신나는 음악이었다.

▲ Non Grata “불가항력”

자동차 사고 후 의식을 잃고 세계가 매우 가까이 보이는 체험을 하게 된다. 꼼짝할 수 없고 깨진 유리는 별들의 은하 세계가 되고 이것은 내 아마도 조각났을 신체와 큰 간극을 갖지 않는다. 이러한 의식만이 신체와 대상들을 떠돌며 점점 흐릿해져 갈 때 이러한 말의 낭독은 반복되며 하나의 반복되는 순환의 고리, 대위법적 혼돈의 층위를 덧씌운다.

자동차는 무대 중앙에서 계속 돌고 연기를 뱉어내기 시작하더니 차를 부수는 행위가 격렬한 액션의 연쇄 고리를 앞에 사람을 보고 선행 학습하는 동시에 끓어오르는 열정으로 혼합된 어떤 동기의식에 가닿은 몇몇 사람의 행위로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특별히 권하지 않아도 차를 부수는 행위는 매우 자발적이고 적극적이고 또 폭력적으로 보인다.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이 묘연해지는 사람의 의식의 한 가운데서 어떻게 문명으로 상정되는 차를 부수는 행위는 일어나는 것일까 마지막에는 그 차를 전복하고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 명쾌하게 타를 엎어 버린다.

우리가 부순 것은 과연 자동차뿐이었을까.

목소리-텍스트와의 어떤 연결고리도 없는 이 상황, 아니 목소리-텍스트는 하나의 사운드로 맴돌고 기타 소리는 현의 공명을 에너지로 끌어올리며 이러한 행위들을 모두 작품으로 바꾸는 것이다.

일상은 곧 예술로 들어와 버리는 순간을 겪는 것이다.



posted by 아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