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

블로그 이미지
2011한국실험예술제 온라인 웹진 - 곤충의 더듬이나 동물의 촉수를 닮아 있는 안테나는 보통 송수신의 매개 역할을 하는 기구로 생각됩니다. 안테나에서 탄생한 "안테나다"는 "안테나~다!"라는 친근한 외침이자 '안 태나게' 움직이는 전달자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아트신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2010. 8. 31. 14:03 Anth-e-nada(작품 포커스)


 고명숙의 기타에 맞춰 구성지게 흘러나오는, 정답게 고향 전원의 느낌으로 보듬고 어루만지는 목소리, ‘얄리얄리 얄랑셩’ 구성지게 끊임없이 흘러가는 삶의 강물 같은 리듬.
 모든 것은 무상하게 흐르고, 집착도 허영도 미련 없이 지우고 버리는 삶의 철학을 제시한다. 그 기가 꽤 세다. 잔잔하게 한 곡조 연주 젖어드는데, 여기에 이봉교의 장구가 가세한다. 거칠게 공간에 퍼지고, 사람들은 막 춤을 추며 모든 것이 섞여 들어간다.


 김광석의 기타를 치는 손목과 팔의 힘이 많이 들어가 단단하게 기타와 연결된다. ‘챙’ 어떤 소리 격렬하게 휘몰아 닥치는 사운드 자체가 파열하며 트랜스하는 사운드가 부족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기타의 존재를 천둥 같은 에너지가 잠재하는 것으로 새롭게 치환시킨다. 하나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악기로 다루며 거의 어떤 곡임을 상정하지도 않고 자유롭게 연주한다. 기타의 쿵쾅거리며 귓전을 강하게 때리는 소리에 자신의 목소리를 더한다.


 장구 치는 이봉교는 축문을 외듯 지명들을 담아 글과 같이 선형적이지 않고 고유명사들이 섞인 본래적 의미의 기표들을 크게 의식 않고 뱉어낸다. 만약 외국인들이 그 단어의 의미를 묻는다면 그것은 전체적인 웅얼거림 같은, 뱅글뱅글 돌아가는 리듬 속에 있어 그 의미를 찾을 수 없는, 말 그대로 기표의 유희라고 말하며 대답을 회피하는 게 나을 것이다.


 사토 유키에의 힘 있는 목소리는 울림이 좋고 점점 무대는 무르익어감이 느껴진다. 에너지는 온 무대를 파고들고, 각기 다른 에너지를 가지고 세 곡을 부르고 나서 세레모니까지 ‘감사합니다.’ 길게 끌며 관객의 반응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이 에너지까지 자유롭게 연주한다고나 할까. 그는 무대장악력이 뛰어나다.

죄와 구원 사이에서


 Erik Hokanson은 한 명씩 관객을 끌고 와 ‘pride’ 등 일곱 가지 죄를 새긴다. 순서가 정해지거나 관객 한 명 한 명이 연결되어 이야기를 만들기보다 단지 일곱을 채운다는 의미에 가깝다. 줄로 관객을 묶고 담배를 물려준다. 신체 일부, 특히 배에 죄를 뜻하는 글자들을 새기는데, 원피스 등의 옷을 입어 피치 못할 때 다른 부위에 새긴다. 이는 절대적인 낙인과 같은 육화의 일부다. 동시에 다른 관객 한 명이 퍼포머로, 무대 바깥에서 돌아다니며 관객 한 명 한 명에게 술을 먹여주고 레몬을 빨아먹는 모종의 미션이 실천되고 있는 듯 보인다.
 퍼포먼스는 묶인 가운데서도 다른 사람을 의식하기보다 음악을 즐기는 퇴폐적인 분위기에서 형벌의 무게는 증발되며 분산되는 시선과 조각나는 시간들 속에 치러지는 제의식 같은 것에 가깝게 된다.
 작가는 자신의 배에 ‘god’, 신이라고 쓴다. 그리고 호령하듯 자신의 배를 가리키고 분위기를 장악한다. 이로써 신의 권위와 지위를 갖고 성과 속을 이야기한다. 죄와 선물. 죄로 인한 벌과 줄을 풀어줌으로써 얻는 구원으로서 선물, 남자와 여자, 구속과 유희 등 평소 그가 상정하는 무대로서 구역을 신체에 위치시키는 것이다.
 더 너른 벌판으로서 클럽은 그렇게 한 쪽에서는 춤을 온전히 펼치지 못하는 일군의 구속된 사람들과 그것을 보며 음악에 몸을 흔들어 대는 일군의 사람들이 대립적인 구도를 이루는 것이다.


글/사진 김민관 mikwa@naver.com

posted by 아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