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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한국실험예술제 온라인 웹진 - 곤충의 더듬이나 동물의 촉수를 닮아 있는 안테나는 보통 송수신의 매개 역할을 하는 기구로 생각됩니다. 안테나에서 탄생한 "안테나다"는 "안테나~다!"라는 친근한 외침이자 '안 태나게' 움직이는 전달자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아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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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31. 14:42 Anth-e-nada(작품 포커스)


 누군가(Peeter Allik)는 색소폰을 불고 어떤 이는 파라솔 테이블을 두 손으로 두드리며 Orion Maxted는 사다리 안에서 다리를 양팔로 들고 정찰하듯 움직이고 전체적으로 얼굴을 가리고 이동한다. 스타킹으로 만든 토끼 가면을 쓰고 하얗게 온 몸을 분칠하는데, 이는 전날 부토 공연의 영향을 받아 그것의 에너지를 끌어와 변용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을 바라보며 무대 중앙에 앉아 괴물 같은 인공 마스크를 쓴 두세 명은 관객과 참여자의 중간 단계에 위치해 있다.
 부토 작가들도 함께 하며 사토 유키에의 사운드가 탁자를 치는 것을 반복하는 맥놀이로 계속되는 가운데 풀을 머리에 끼고 풀을 들고 이동하기도 한다. 사운드가 확장되며 의식에 미치자 모두 함께 무언가를 치고, 소리를 내며 에너지를 소리로 치환시킨다. 이른바 적당한 주파수의 위치를 찾다 순식간에 층위들의 경계를 넘는, 행위의 파장이 주술적 의식을 치르는 것에 연결되는 것이다.

 검은 옷의 하얀 뇌를 뒤집어 쓴 Al Paldork을 붙잡고 팔을 양쪽에서 잡고 끌고 온다. 그를 에워싸고 머리를 쓰다듬고 등에 기댄다. 어떻게 같이 모일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은 존재를 실체화된 개별 주체로 생각지 않는 데서 해독될 수 있다. 즉 에너지들이 각기 분절되어 떨어져 다니며 이는 하나의 주체로서 독립적인 조직을 이루지 못한다. 에너지의 붙고 떨어짐, 접합과 분절은 유기적인 흐름 하에 얻어지는 것이며 개인의 인식은 상대방의 신체와 연결된다. 이로써 하나의 신체는 하나의 독립된 신체가 아닌 공간 안에서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는 요소로 작용하며 그룹을 짓는 것은 서로의 의식을 매개하며 하나의 에너지화되는 하나의 동화된 신체로서 의식들을 치루기 위해 존재케 되고, 이는 집단행동을 유발하게 된다.

 개인적 움직임은 그다지 크지 않고 조심스러우며 음악의 리듬에 위배되지 않으면서 누군가 큰 신호를 발산할 때 이는 하나의 의식의 초점을 이루는 전환의 지점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약속하지 않음으로서의 즉흥이 작용하는 방식은 약속의 신호가 작동하는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는 인간이 타인을 의식하고 용인하는 사회의 한 방식을 치환하는 것에 가깝다.
 처음도 끝도 없는 퍼포먼스에서 사운드의 시작 지점과 끝나는 지점은 그것이 음악과 함께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는 순간으로, 그 매듭이 느슨해지는 어느 한 지점은 음악도 함께 내려앉으며 결말을 부르는 순간이다.

글/사진 김민관 mikwa@naver.com

posted by 아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