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

블로그 이미지
2011한국실험예술제 온라인 웹진 - 곤충의 더듬이나 동물의 촉수를 닮아 있는 안테나는 보통 송수신의 매개 역할을 하는 기구로 생각됩니다. 안테나에서 탄생한 "안테나다"는 "안테나~다!"라는 친근한 외침이자 '안 태나게' 움직이는 전달자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아트신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2011. 8. 7. 16:12 Anth-e-nada(작품 포커스)

 

Boyet De Mesa는 천을 가장자리부터 중심을 향해 가지런하게 잘라간다. 이것들을 관객들에게 마스크로 씌우고 관객석 위로 위치해 탄압으로 인해 죽어간 사람들을 부른다. 또 그 부당한 압제에 항거한다.


제임스 토플은 두 팀으로 갈라 여러 게임들로 상황을 빠르게 전환하며 속도의 리듬을 탄다. 빠른 템포는 관객들에게 생각할 시간보다 참여에 대한 충동과 판단을 종용한다. 곰 내지 호랑이 되기의 토템 의식의 맥락이 전제되어 있고, 필연적으로 호랑이와 곰이 되어 인간되기를 지향하며 게임의 승리를 위한 단계를 밟아 나가야 하고, 영상에 나오는 문맥을 체화하고 인지해야 한다.

day로 측정되는 며칠간의 되기 과정은 왜 곰이 왜 호랑이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대답을 해야 하는 것과 엉덩이만을 계속 카메라로 잡는 유희적인 화면을 만들기도 하고, 직접 그리기나 노래 부르기 등의 퍼포머가 되어야 하는 시간들도 있다.

 「I Love You」를 "감사합니다"의 노랫말로만 이어진 노래로 재편하거나 그저 길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토플의 모습 뒤에 스쳐가는 행인들의 모습이 매우 불완전하고 안정되지 않은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는 것 등 한국의 상황을 외국인의 관점에서 한국에 다가가고자 하는 의도에 의한, 또 다른 이질적인 우리에 대한 시선이 감각된다.

하지만 영어로 진행되는 내러티브의 과정이 한국어로 번역되지만, 제대로 그 언어의 문맥이 실감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곧 한국적 맥락을 가져가고자 하지만 질문과 시선이 우리에게 친숙치 않은 여전히 낯선 것과 같다.


슈양은 중국‧미국‧한국‧러시아 등의 우리말 발음을 관객에게 물어 관객의 참여를 이끌어 낸 후 립스틱으로 종이에 받아 적고, 립스틱을 한 손에 고르게 펴 바른 후에 관객 몇몇에게 악수를 청하고 "DMZ"라고 적은 종이에 손을 처대서 글자가 번진 종이를 들고 관객에게 보여준다. DMZ에서 확장된 냉전 체제, 여러 제국 세력들을 상기시키는 한편, 그것들이 융해된, 그래서 그 경계를 흐트러뜨리는 수행의 몸짓을 투여한다.


오픈 스페이스 베를린은 “naked kitchen”이라 적은 커다란 바람을 채운 커다란 비닐 구조물에 들어가 요리를 하는 것을 카메라를 통해 스크린으로 생중계한다.

요란하게 움직이는 이들을 뒷받침해 주고 지배하는 기타의 노이즈 사운드가 의식의 집중을 방해하고, 축제의 순간으로 일상을 열어젖힌다. 다만 요리를 하고 이것이 라이브라는 사실에 비추어, 또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요리의 현장을 만든다는 점에서 일상의 리듬을 재편하며 퍼포먼스를 성립시킨다. 사운드는 어떤 것도 지정해주지 않고, 불협화음만을 창출할 뿐인데 요리의 리듬을 하나도 살려주지 못 한다. 마치 스크린의 투명한 이미지가 아닌 비닐 안의 불투명한 존재들의 자취를 지정해 주듯이.

이러한 새로운 정보가 유입되지 않고 냄새를 통한 음식이 되고 있다는 것만의 인식은 매우 지루하면서도 약간의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긴 시간의 지속 반복된 리듬 하에 요리한다는 단순한 전제가 주는 자장에서 우리는 퍼포먼스를 본다고 느끼기보다 그 안에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감각은 무감각해진다. 그리고 같은 시공간에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특히 이 퍼포먼스는 무대 밖에서 파티의 형식으로 진행되는 맥락이 무대 안으로 들어오며 삭제된 것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무대 바깥에서 잠자코 그들을 보는 관객의 입장은 꽤 괴로운 것이다.



 

posted by 아트신